[e경제뉴스 노영조 기자] 90년대 이동통신 CDMA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 상용화에 성공시켜 오늘날 한국 스마트폰 전성시대의 문을 열어놓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미래차인 자율주행차 기술개발에서 또 하나의 개가을 올렸다.
ETRI 연구진은 9개의 코어로 더 똑똑해진 자율주행차 프로세서 칩을 개발한 것이다. 차량 급발진과 같은 전자장치 고장을 99% 스스로 점검해 해결할 수 있다.
ETRI는 세계 최소 수준인 1W 내외의 저전력으로 자율주행차가 요구하는 영상인식 및 제어 기능을 통합해 실행하는 프로세서 칩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프로세서는 무인차의 센서가 모은 데이터를 분석·처리하는 장치로 자율주행차의 ‘두뇌’에 해당한다.
그동안 외국산 설계용 프로세서에 의존해왔오다 지난해 ETRI가 4개의 코어를 가진 프로세서(명칭,'알데바란'(Aldebaran))을 개발해 국산 대체 성과를 이뤄냈다.
이번에 ETRI는 프로세서 코어를 9개로 크게 늘림으로써 처리속도를 높이고 더 깨끗하고 큰 영상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인식 기능도 크게 개선됐다. 실시간 초고화질(UHD) 영상 처리, 보행자·차량·차선·움직임 인식을 지원하며 레이더와 GPS 신호처리 인식 실험에도 성공했다.
앞으로 라이다(Lidar·레이저로 주위의 물체를 인지하고 측정하는 센서), 초음파에도 응용할 예정이다.
영상 처리를 많이 이용하는 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이나 조건부 자율주행 기능(Level3)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프로세서 칩을 '원칩'(one-chip)화 해 가로 7.8mm, 세로 6.7mm의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칩에 영상 처리 기능, 모션 인식 기능까지 통합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외산의 분리형 칩이 내장된 모듈가격이 수십만원인데 이를 수만원 대로 낮춰 가격경쟁력도 갖췄다.
향후 연구진은 신경망(Neural network) 기술을 활용해 영상인식 엔진에 초고성능의 인공지능 기술을 넣기로 했다. 또 내년까지 현재보다 영상인식 엔진 성능이 100배 이상 향상된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제작할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TRI는 사람이 기계와 대화해 목적지를 정하고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칩 개발을 다음 목표로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