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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솔로들의 '결혼시대'는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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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경제 뉴스]

장재진 편집인

우리나라는 지금 '솔로공화국'으로 변하고 있다. 미혼남녀가 자의반 타의반 결혼을 미루거나 포기하면서 '나홀로 생활'이 보편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딸아이가 있다. 올해 서른여덟 살이다. 내일모레이면 마흔 살인데 아무래도 결혼할 생각이 없는 듯하다. 딸아이가 서른 초중반을 넘어서자 부모로서 은근히 걱정이 됐다. 너무 늦으면 결혼을 못하는 게 아닌가하여 애를 태웠다.

아내는 절친한 주위 분들에게 부탁하여 건실한 청년들을 소개받아 선을 보게 했다. 몇 번인가 선을 보게 했지만 딸아이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소개받은 청년들은 여러모로 출중했으나 딸은 마다했다. 결국 우리 부부의 중매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딸아이가 마흔을 바라보자 요즘은 아예 선을 보라고 권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걱정이 태산이다.

아들은 올해 서른두 살이다. 아들은 대학전공을 살려 자신이 원하는 기업의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회사 인근의 원룸을 빌려 혼자 기거하며 회사 연구소에 다닌다. 얼마 전, 모처럼 쉬는 날 집에 와서는 제 엄마에게 "저보고 결혼하라고 강요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사귀는 여자 친구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아들의 결혼전선에도 먹구름이 끼는 것이 아닌가 하여 여간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다. 딸과 아들이 모두 결혼을 꼭 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우리 주위에는 40대, 50대를 포함하여 결혼을 안한 남녀가 너무 많다. 안타까운 일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20, 30대 여성 미혼율은 55.2%였고, 40대 남성 미혼율은 18.2%로 20%에 육박하고 있다. 이렇듯 결혼들을 안 하거나 미루고 있으니 홀로 사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이니 신생아 울음소리를 듣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산부인과가 문을 닫는 이유다.아이가 줄어드니 학교가 없어지고, 가르치는 교사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궁극에는 대학도 줄어들고 교수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의 미래가 걱정되는 대목이다.

성인 남녀가 결혼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는 경제적 요인과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 등 이라고 한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늘어난 점도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결혼기피 현상으로 신생아는 적어지고 성인미혼자와 고령자만 많아지는 문제는 단순한 사회적인 숙제를 떠나 결국 국가 생존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

이웃 일본은 2035년이면 인구 절반이 독신이 되는 '슈퍼 솔로 사회'가 된다고 한다. 일본 남성 30%, 여성 20%가 50세가 될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는 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이때의 일본은 전체 인구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미혼을 포함하여 솔로가 된다는 것.  남의 일 같지 않다.

솔로사회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 현상을 낳는다. 기혼자는 줄고 싱글은 늘어 혼밥(나 홀로 식사), 혼영(나 홀로 영화), 혼행(나 홀로 여행), 혼술(나 홀로 음주) 등이 언제부터인가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싱글 족을 대상으로 '친구 대여'라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뜨고 있다고 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한 무명배우는 고객들과 친구대신 산책을 같이 해주고 돈을 벌고 있다. 이 사업은 조수들을 고용해야 할 만큼 번창 하고 있다고 한다. 누군가가 이를 '고독 비즈니스'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처럼 결혼기피 사회와 싱글사회, 고령화 사회 속에서 고독은 이제 당연시되는 시대적 산물이 되어가고 있다. 어느 조사를 보면 홀로 생활을 즐기는 이유로 59%가 '전혀 불편하지 않으니까'라고 답했다고 한다. 혼자가 불안하기는커녕 편하다는 뜻이다.

2015년 현재 한국의 1인 가구는 전체의 27.2%인 520만3000가구로 조사됐다. 1990년에 비해 5배로 늘어난 수치다.

1인 가구의 자유로운 혼자 생활은 요즘 젊은이들에게 또 하나의 로망일 수 있다. 나름대로 '편안한 고독'을 즐기는….

그러나 노년이 되는 미래에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의 고독'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우려스럽다. '고통의 고독'은 이미 '노인의 나라' 일본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간병인이 없어 베트남에서 1만 명을 수입할 지경이라고 한다. 노인은 늘고 젊은이는 줄어 자국 간병 인력만으론 감당할 수 없어서다. 일본 정부는 합계 출산율을 현재 1.4에서 1.8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은 현재 연간 신생아 수가 연간 사망하는 노인보다 적다고 한다. 우리가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2014년 1.21명에 불과하다. 일본보다 더 심각한 저출산 국가인 것이다. 정부가 지난 10년 동안 저 출산 대책에 100조 원을 쏟아 부었는데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신생아는 20년 새 70만 명에서 40만 명으로 뚝 떨어졌다. 새 정부는 저출산 해소와 적정 인구 5천만 명 유지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의 상황이 이대로 유지된다면 이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길은 미혼 남녀의 '결혼하기'와 '아이 낳아 잘 키우기'일 것이다. 이는 솔로들의 마인드가 '결혼하자'로 활짝 열려 있어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최근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 출산 장려정책보다는 오히려 사회 전체의 다운사이징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회안전망 확대와 복지 및 경제가 선순환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무튼 '솔로공화국'으로 변하는 '늙어가는 한국'이 미혼·출산·육아·노인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가까운 시기에 커다란 사회적, 경제적 갈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당면한 인구 문제 해결을 정책의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앞으로 '태어난 아기 하나하나가 모두 행복하고, 자녀를 출산해 키우는 것이 행복한 사회'라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이러한 여건이 온전히 만들어진다면 미혼남녀들의 마인드 변화와 함께 '결혼하자'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타의반 자의반 '외로운 싱글'이 된 미혼남녀들이 사랑을 찾아  ‘결혼하는 사회'로 언제 쯤 바뀔지 자못 기다려진다.

글/장재진 (본지 편집인 / 극동대학교 미디어홍보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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