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최근 자율신경실조증이나 불면증, 우울증 등 정신 신경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한의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전문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공황장애 환자 수는 5년 전에 비해 2배나 급증한 약 10만명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공황장애는 극심한 공포감이 드는 공황발작 현상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병입니다.
공황장애가 만성화되면, 우울증, 불면증, 정신분열증 등 신경정신과 질환으로 진행하거나, 약물중독, 알콜중독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가정 파탄, 실직,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정신 신경 질환 중에 특히 공황장애는 한방 치료가 매우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한약 처방은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대표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계지가용골모려탕桂枝加龍骨牡蠣湯이 유효한 케이스를 소개합니다.
50대 직장인 A씨는 평소 건강이 좋지 않음을 느껴왔습니다. 직장에서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오던 중, 얼마 전부터 발한(發汗)과 동계(動悸)가 발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혹시 심장질환이나 암이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여러 정밀검사를 받았으나 다행히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결국 대학병원 신경과에서 공황장애로 진단되어 안정제를 비롯해 여러 종류의 투약을 받아 복용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몸이 나른해지고 업무 중 졸음이 오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듯 하여 복용을 중지하고 한의원에 내원하였습니다.
A씨는 평소 쉽게 지치며, 수족냉증이 있었고, 밤에 작은 소리에도 잠을 설치거나 꿈을 많이 꾸는 경우가 많았고, 성욕감퇴를 호소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복부 소견은, 복직근이 긴장되어 있는 상태에 자각적으로 명치 아래 박동이 심하게 느껴지는 동계(動悸)를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신경과민경향, 불면, 성욕저하, 복부동계에 적합한 계지가용골모려탕(桂枝加龍骨牡蠣湯)을 복용하게 되었는데, 약 4주째부터 식은 땀이 나는 증상이 줄고, 동계 증상도 느끼지 않게 되어, 6주째에는 거의 증상이 소실되었습니다. 공황장애는 오래 전부터 한의학에서 언급되어 온 분돈기병(奔豚氣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금궤요략(金匱要略 - 장중경, 3세기초)에서 “분돈병(奔豚病)은, 아랫배에서 올라와 목구멍을 찌르고, 발작하며 죽고 싶어지고, 조금 지나면 다시 그치는데, 모두 경공(驚恐 - 놀람과 두려움)에 의해 발생한다 .”라 하여, 경악, 공포, 억울 등 정신적 부하가 계기가 되어 복부에서 상반신의 심흉부를 향해 밀어 올림으로써 동계(動悸), 발한(發汗), 현기증 발작 등이 급격하게 나타나는 병태입니다.
“師曰 奔豚病, 從少腹起上衝咽, 發作欲死, 復環止, 皆從驚恐得之.”즉 마치 귀신이나 맹수와 같은 두려움의 대상이 쉴틈없이 나를 공격해옴으로 인하여, 심장박동과 호흡이 빨라지고 진땀이 나며, 진심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 이유없이 수시로 나타나는 것과 같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그러한 위험은 있지 않지만, 인간관계 등으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는 이보다 훨씬 더 큰 두려움과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성기원 원장
A씨는, 직원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직책에 있어,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건강 염려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공황장애 발생 배경이 되었던 것입니다.
한의학에서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대표적인 처방으로 분돈탕(奔豚湯), 계지가계탕(桂枝加桂湯), 영계감조탕(苓桂甘棗湯), 반하후박탕(半夏厚朴湯), 영계출감탕(苓桂朮甘湯) 및 계지가용골모려탕(桂枝加龍骨牡蠣湯) 등이 있으며, 두통, 어지럼증, 소화장애, 신체의 떨림 등 나타나는 증상의 경향과 체질에 따라 적합하게 치료하여 유효한 사례들이 많이 보고되어 오고 있습니다.
A씨의 경우처럼, 평소 지치기 쉬우며 혈색이 좋지 않은 편이고, 손발이 차가우며 상기증이 있고 복직근 긴장과 동계, 성욕감퇴 등의 증상을 보이는 공황장애는 동계와 놀람, 쉽게 흥분, 성욕감퇴 등을 치료하는 용골, 모려 등으로 구성된 계지가용골모려탕이 매우 유의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주변에 공황장애 환자가 있다면, 곧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는 이해를 가지고 적극 치료를 권유해주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