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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하도겸 박사의 '삶이야기 禪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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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한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하세요<사진=뉴시스>
참된 소통.

당신을 이해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해’가 뭔가요? 사리를 분별해 스스로 해석하고 깨달아서 아는 것인가요? 양해라고도 하며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서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것인가요? 누구는 조금 봐 달라고 할 때 ‘이해해 달라’고 합니다. 그러하니 아니지만, 그냥 눈감아 주는 것도 이해하는 것이 맞나요? 수행하는 이들은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니까 어떻게 보면 받아들임 자체가 바로 이해인 듯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봐 주는 게 참된 소통인가요? 요즘 많은 사람이 소통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해하는 것은 소통보다는 넓은 개념인 듯합니다.

‘소통(疏通)’이란 사전적으로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한다는 뜻입니다. 또는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막히거나 오해가 있을 때 통하게 하거나 풀리게 하는 것이 소통이라고 설명해도 됩니다. 소통은 너무나 답답해서 조금이라도 숨통이나마 트이게 하는 것이라고 해도 됩니다. 조금 봐주는 것도 아니라 봐 달라는 말 정도를 듣는 정도가 소통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우린 참된 소통이란 말을 자주 합니다. 얼마나 막혔기에 이럴까요? 요즘 유행하는 언어를 보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절에 가서 부처님께 소원을 빕니다. 법당 안에 있는 부처님은 그 소원을 들어(이루게 해)주지는 않지만, 적어도 귀로 들어는 준다고 합니다. 소통, 이해의 시작입니다. 적어도 제대로 끝까지 들어는 주시기 바랍니다. 말도 못하게 하면 안 됩니다. 왜곡하거나 오도하거나 와전시켜도 안 됩니다. 스스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듯이 남들의 말도 들어주세요. 아무리 울어도 내 아기라고 생각하고 어여쁘게 그대로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다 못 들어줘서 미안하고 안타깝다는 마음으로 스스로 울음이 끝나 진정될 때까지 사랑으로 들어줘야 합니다. 우는 아이를 때려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합니다. 그게 자성을 보는 방법이며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입니다. 성철 큰스님의 백일법문의 요체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하늘이며 부처님입니다. 내가, 남들이, 모든 국민이 아무리 어리석게 보여도 그들이 나라이며 하늘이며 대한민국이며 이 나라와 하늘의 주인입니다.

대화, 소통, 이해의 상징인 언론은 우리 몸의 대동맥과 같은 제일 중요한 혈맥입니다. 이게 잠시라도 잘못 막히면 사람은 곧 죽을 수 있습니다.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는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며 표현의 자유도 그렇습니다. 이게 사라지면 헌법으로 보장받던 대동맥은 막히고 우리의 자유와 행복도 없어집니다. 대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참된 소통을 기원합니다. 민심이 천심입니다. 자기 것밖에 모르고 우는 것밖에 모르는 아기라도 내 자식인 걸 알아야 합니다. 그들이 미운 오리 새끼가 아니라 백조가 되게 사랑으로 보살피는 게 부모의 책임입니다.

부처 되기 쉽다?

아무리 아끼고 저축해도 부자가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떤 분은 아끼고 저축할 것도 없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해도 건강해지지 않기도 합니다. 병이나 장애가 있어 운동하기 힘들 거나 이미 너무 늦은 경우도 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기도 합니다. 그게 다 그렇게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욕심을 모두 버리고 만족을 알았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부처가 되는 게 아닙니다. 부처 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단순화시켜 생각합니다.

그런 말을 하는 설교나 만화 등은 혹세무민에 가깝습니다. 욕심을 다 버리고 만족을 안다고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즉 애초에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단순화시키는 말이 쉽긴 하지만 경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게 쉽다면 팔만대장경이 왜 있겠는지요? 부처 되기 쉽다는 말은 지금이라도 맑고 바르게 살라는 그런 이야기를 은유한 것일 뿐입니다. 다만, 그 의도를 보고 열심히 수행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의 전생담을 보세요. 하루아침에 부처 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부처님께서 몸소 가르쳐 주신 이야기입니다. 이걸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하겠다고요?

나중에 하자는 그런 약속은 하지 마세요. 지금 여기서 바로 당장 하세요. 지금 100만 원짜리 어음이 들어와 안 막으면 최종부도로 처리되는데 내일 1억 원이 무슨 소용이 있나요? 지금 줄 게 아니면 다음을 기약하지 마세요. 고마운 분이거나 좋은 친구를 위로한다고요? 예의라고요? 그러지 마세요. 기만이고 위선이고 가식일 수 있습니다. 미안하다고 하고 조금이라도 있는 걸 보태드리고 가세요. 괜히 어쭙잖게 한마디 더 하지 마세요. 내일이면 가능하다고요? ‘나중이면 좋았을 텐데’라고요? 그게 사실이라도 그런 마음만 가지시고 말은 하지 마세요. 마음이 더 아플 뿐입니다. 수행도 그렇습니다. 지금 바로 마음에 다지고 새기세요. 지금부터 수행하겠다고요. 아무리 바빠도 3분 정도는 시간을 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친구나 은인보다 더 소중합니다. 자신에게 고마움을 전하세요. 나중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미뤄온 감사를 지금 전하세요. 마음, 나, 남, 국민, 인류 등 우리 모두와의 대화나 소통을 지금 시작해주세요.

바쁘다고 미루나요?

너무 바쁘다고요? 3분도 없다고요? 정말 너무 바빠서 못하고 있나요? 다음은 없습니다. 1초 후도 모르는 세상입니다. 바로 지금 소통을 시작하세요. 숭산 큰 스님 말씀처럼 “Just do it!”입니다. 지금 바로 해버리세요. 해치우세요. 정말 없을 것 같이 보이는 시간의 틈이 보입니다. 이렇게 바쁜 시간이 쪼개집니다. 그러면 그 바쁜 시간에 많은 틈이 보이게 됩니다. 자투리 시간이 바로 여유입니다. 그 여유를 찾으세요. 그리고 되찾은 여가에 진짜 해야 할 그 일을 먼저 시작해보세요. 나는 나입니다. 나의 본래 면목을 찾으세요. 그게 영원한 행복을 찾는 첫걸음입니다. 언제까지 바쁘다고 미루실 건가요? 모두 여기에 다 있습니다. 다만 마음만 없는 건 아닌가요? 이제 더는 바쁘다는 등 변명을 대며 딴청부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사랑한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말 안 하면 모릅니다. 아무리 마음이 보여도 선명하게 보이는 게 아닙니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게 사람 마음이라 아무도 알 수 없어요. 그럴 때는 솔직하게 자기 마음만 전하세요.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이 말을 아끼지 마세요. 언제 다시 만날지 모릅니다. 이 말 안 한 것을 후회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던 것 기억하고 계신가요? 세상은 1초 후도 모릅니다. 일기일회(一期一會)입니다. 오늘 여기에 최선을 다하세요. 있을 때 정말 잘하세요. 그렇게 하루하루 매 순간 그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세요. 난 지금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동안 아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바로 말하세요. 내 마음과 대화를 시작하세요. 지금부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세요. 내 마음이 제일 소중합니다. 이것이 나와의 대화의 시작이며 소통입니다. 이렇게 시작해주세요. 이렇게 나와 남들과 사람들과 국민들과 그리고 전 세계와 소통해주세요. 소원입니다. 서원입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 하도겸은 NGO나마스떼코리아 도반들과 함께 매주 금요 오후 6시 마음명상마당을 자원봉사로 운영하면서 자신을 바로 보는 방법을 찾고 있다. 또 칼럼 <히말라야이야기> <삶이야기 선이야기> 등을 연재하며 사회와 문화예술 종교계의 자성과 쇄신을 바라는 처지에서 더 맑고 밝은 발전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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